Mom's Song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2020/HD/73min/color)

A son approaches his mother and the mother sings a song to her son "If your dad broke up with that woman, what would you do?"

1) To Gunsan: The mother calls her son and asks him to come home and take a look, saying the heater makes a weird noise.

2) Taepyeong Obstetrics and Gynecology: The mother calls her son and asks him to come to the bar to take her, saying she is drunk.

3) Looking for Lucky: The mother calls her son and asks him to come with her, saying she needs a guardian to go to the hospital.

The three-chapter film is a self-portrait of our family and a story about many lines that have been drawn so far in my life. The lines are sometimes indelibly clear, and sometimes indistinctly faint. The creaking relationship between mother and son, and the memories of cheating father are gathered together, intending to represent the various forms and changes of the lines our family had. My mother played herself in chapter 1 and 3 of the film.

21st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Grand prize for Korean Film (2020, South Korea)

21st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 Korean Film Competition (2020, South Korea)

8th Muju Film Festival - Korean Film Competition "Window" (2020, South Korea)

Korean title: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

English title: Mom's Song

Original language title: barama angaereul geodeogadao

Country of production: South Korea

Year of completion: 2020

Color or B&W: Color

Language: Korean

Running time: 73m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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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and directed by Shin Dong-min

Cast: Kim Hye-jeong, Shin Jeong-woong, No Yoon-Jeong

Executive producers: Jang Kun-jae, Kim Woo-ri

Producer: Youn Hee-young

Associate producer: Koo Yang-wook

Cinematographer: Jeon Seong-gon, Jo Eun-jin

Editor: Shin Dong-min

Music: Lee Gwon-hyeong

Sound design: Koo Yang-wook

Production, distribution & sales: MOCUSHURA Inc.

Gallery

Review / Interview

숨어있던 노련한 배우가 스크린에 등장한 줄 알았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동민(신정웅)이 한밤중에 전화를 받고 술취한 어머니 혜정(김혜정, 노윤정)을 데리러 가면서 겪는 이야기다. 이 영화에서 혜정을 연기한 배우는 놀랍게도 영화를 연출한 신동민 감독의 친어머니인 김혜정씨다. 감독의 어머니가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속에서 직접 연기를 했다는 사실에 거창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이 사실은 이 영화의 강렬하고 독특한 매력을 이해하는 데 얼마간 유효한 실마리가 된다. 신동민 감독은 현장에서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같으면 무슨 얘기하고 싶어?”라고 긴밀하게 소통하며 촬영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배우 노윤정과 비전문배우 김혜정이 각각 해석한 어머니를 뒤섞으며 극영화와 다큐 사이의 묘한 긴장감을 탄생시켰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4:3 화면비로 촬영했고, 롱테이크로 시간을 봉인해 인물들의 삶을 관객도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여러 영화적 도전 끝에 이따금 예리한 감정의 순간을 잡아챈 신동민 감독을 전주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친어머니인 비전문배우인 김혜정이 1부와 3부를, 배우 노윤정이 어머니 혜정 역을 맡아 2부를 책임지는 역할 구분이 독특하다.

A. 배우 노윤정과 작업하다가 친어머니와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껏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고, 영화로 표현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그려왔던 어머니랑 내 어머니가 전혀 다른 사람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어머니는 노래 부르고 술을 마시면서 재밌게 사는 건데 내가 괜히 엄마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진짜 어머니와 같이 영화를 해봐야 겠다 싶었다.

Q. 혜정이 1부에서 부르는 노래 정훈희의 '안개'가 인상적이다. 김수용 감독의 '안개' 주제곡이자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라는 제목과도 관련 있어보인다.

A. '안개'는 실제로 어머니가 느닷없이 나를 불러낸 뒤에 불렀던 곡이다. 이 곡에서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마치 영화가 그리고 있는 소망을 표현하는 것처럼 들렸다. 혜정의 소원은 커다란 것도 아니고 작은 안개가 바람으로 인해 걷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영화 속에서 혜정은 노래방 카운터에 걸린 달마도를 보고 소원을 빌고, 절탑을 빙글빙글 돌며 무언가를 소망하는데 그런 종류의 소원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노래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1부에서는 친어머니가 정훈희의 '안개'를 부르고 2부에서는 배우 노윤정이 가수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를 부른다. 두 곡 모두 어머니가 실제로 내게 불러줬던 노래다.

Q. 영화 화면비를 4:3으로 결정한 이유가 있나.

A.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루는 영화를 계속해서 찍고 있다. 다른 캐릭터들도 등장하지만 영화가 주로 다루고 있는 건 혜정이란 엄마와 동민이란 두 사람이다. 4:3이라는 비율을 썼을 때 두 사람을 잡고, 카메라 뒤에 서서 두 사람을 잡는 나의 거리가 영화에 맞는 적절한 거리라고 생각한다. 촬영지인 우리 집이 그렇게 크지 않기도 하다.(웃음) 그 공간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가로가 더 긴 화면비로 담으니 좌우에 빈공간이 많이 남았다. 그런 빈 공간이 내게는 불필요해 보였다. 인물에게 더 초점이 맞추어져야 하는데 빈공간이 무의미하게 다가왔다. 4:3 화면비를 선택한 것도 그래서다.

Q. 화면비도 인상적이지만 고정한 채 미동도 하지 않는 카메라도 인상적이다. 2부에서 혜정과 아버지 만철(김도현)이 나란히 앉아 있다가 만철이 프레임 밖으로 빠져나가서 꽃을 꺾어 와 혜정 귀에 꽂아준다. 이때 카메라는 움직이거나 컷 되지 않고 남은 혜정만 비춘다.

A. 기본적인 나의 연출관인데, 카메라가 움직여도 된다는 정당성을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 정당성이 있으면 카메라를 움직이고 컷도 나눴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두 인물을 바라보고 있는 시간의 지속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카메라를 고정한 채 그들을 바라봄으로써 관객이 그 시간을 느낄 수 있으면 했고, 관객들이 그들과 같은 시간을 체험했으면 했다. 다른 장면들도 카메라를 고정한 채 롱테이크로 많이 촬영했다.

Q. 대사로 상황을 설명하기보다 이미지로 보여주는 영화로 다가왔다. 인물들이 나란히 앉아 드문드문 대화를 한다거나, 밥 차려준 엄마가 무릎걸음으로 약을 찾아 먹는다.

A. 1,2,3부 대사까지 완벽히 쓴 시나리오가 있었으나 촬영 현장에서는 많이 보지 않았다. 배우 노윤정에게는 시나리오를 드리긴 했지만 대부분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장면을 찍을 것인지 말로 설명하고 이런 이런 대사를 해달라고 말한 뒤, 출연하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엄마 같으면 무슨 얘기하고 싶어?”, “정웅씨는 무슨 얘길 하고 싶을 거 같아?”라고 물어보고 들은 뒤에 “나도 좋아, 그렇게 갑시다”라고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Q. 2부에서 혜정을 연기했던 배우 노윤정이 3부에서는 혜정의 친구가 되어 두 사람이 노래방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어머니 역의 배우가 바뀌는 게 흥미롭다.

A. 배우 노윤정을 봤을 때 어머니와 닮아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만나면 재미 있겠다 싶었다. 배우가 바뀌는 것이 영화의 훼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같은 역을 두고 배우가 바뀌고 1부와 2부의 배우들이 3부에서 다시 만나는 게 우리가 사는 모습과 비슷하다고도 생각한다. 인생에는 순환이라는 게 있지 않나. 혜정이 절에서 빙빙 도는 모습이랄지. 더 이상 마주치지 않을 줄 알았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계속 영화를 통해 이야기한다던지 하는 삶의 순환 말이다. 촬영하면서는 이런 일도 있었다. 1부에서 어머니와 노래방 신 촬영을 끝내고 장비를 챙겨 철수하고 있는데, 차 한 대가 지나갔다. 그때 어머니가 “어 저거 너희 아빠 차인데”라고 했다. 인생에서 끝인 줄 알았던 아버지를 자꾸 마주치는 것처럼, 같은 역을 맡았던 배우들이 마주치는 영화의 구성이 삶과 일정 부분 맞닿아있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 장면은 처음과 동일하게 어둠 속에서 엄마의 전화를 받는 장면으로 끝난다.

A. 처음과 끝이 순환되는 느낌을 관객에게 주고 싶었다. 가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 잘 하고 있나’, ‘나는 잘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전달되길 바랐다. 정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거의 어떤 순간들이 자꾸 떠올라서 영화를 찍는 것 같다. 내가 정말 현명하게 살았더라면 가족에 대한 영화를 안 찍었을 거 같기도 하다. 물론 영화로 찍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란 것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는 관객들에게 삶에서 이어지는 무언가의 체험이 되길 바랐다. 어머니의 목소리는 증언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목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검은 화면 속에서 내게 전화를 해주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온전히 들려주고 싶었다.

Q. 차기작은 무엇인가.

A. 다큐와 극영화가 혼합된 장르로 단편영화다. 는 어머니 쪽에 기울어진 영화라면, 차기작 단편 다큐-극영화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의 정리가 될 예정이다.

By BAE Dong-mi (June 2, 2020)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95516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별다른 사건이 없다. 엄마와 아들 동민(신정웅)이 주로 등장하는데, 둘은 서로 가만히 마주 보고 느리게 같이 걸을 뿐이다. 그리곤 사소한 수다를 떨고, 별로 웃기지 않은 이야기를 나눈다. 대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는 건 이 가족에게 지금은 같이 살지 않는 아버지가 있다는 것 정도인데, 어쨌든 엄마한테는 그리움이 남은 것 같고 아들은 종종 그런 엄마를 이해하기 어렵다. 3부 구성으로 이루어진 영화에서 엄마를 연기하는 배우는 두 명이다. 1부 ‘군산행’과 3부 ‘희망을 찾아서’의 엄마 혜정은 감독 신동민의 실제 어머니인 김혜정, 2부 ‘태평 산부인과’의 혜정은 배우 노윤정이다. 1, 2, 3부의 엄마는 일관된 캐릭터도, 그렇다고 각각 완전히 다른 인물도 아닌 기묘한 상태로 영화 속에 들어와 일하고, 말하고, 걷고, 눕고, 잠에 빠진다. 영화는 그런 엄마에게 오래도록 눈길을 두면서, 서사만으로는 온전히 포착할 수 없는 인물의 초상을 천천히 그려낸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는 가족이라는 단어로부터 시작된 영화지만, 영화를 보고 나누는 이야기는 어느새 가족을 훌쩍 넘어서 있다.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 상영작이다.

Q. 첫 장편 영화를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다.

A. 내가 처음으로 가본 영화제가 전주국제영화제였고, 그때 가장 좋게 봤던 영화가 장건재 감독님의 ‘잠 못 드는 밤’(2012)이다. 그 영화를 보고 진짜가 뭘까에 대한 나름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기대 없이 출품했는데 이번에 상영된다고 해서 많이 놀랐다. (웃음)

Q. 동아방송예술대학교와 용인대학교에서 각각 학부 전공으로 영화를 공부했다.

A. 재수하면서 뭘 할까 생각해봤는데 딱히 할 게 없더라. 영화가 멋있어 보여서 연기 학원에 가볼까 싶었다. 그때만 해도 연출이라는 건 알지도 못했고. 그래서 아르바이트로 돈 모아서 학원에 등록했는데 자꾸 시나리오를 쓰라는 거다. 알고 보니 연출 학원으로 잘못 간 거였다. 그런데 소심해서 아니라는 말도 못 하고 쭉 다녔다. (웃음) 이어서 영화과에 가게 됐고, 17년도에는 장건재 감독님이 교수로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용인대학교에 입학했다. 올 2월에 졸업했다.

Q.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가 졸업작품인가?

A. 그건 아니다. 1월에 졸업작품으로 일종의 에세이 필름을 만들었다. ‘바람아 안개를 걷어가다오’의 장면들이 푸티지로 사용되는, 공간에 관한 영화다. 두 작업을 동시에 진행했다.

Q. 학교를 계속 다녔는데 무엇을 얻었나.

A. 좋은 사람들이 많았지만, 사람에게선 영화보다는 오히려 살아가는 방식을 많이 배웠다. 영화는 영화를 통해 배웠고. 또 학교에 있으면 계속 뭔가를 찍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런 시스템 덕을 많이 봤다.

Q. 가르침을 준 영화들은 무엇인가.

A. 장건재, 장률, 아녜스 바르다의 작품들을 좋아한다. 이번 영화를 만들면서는 에드워드 양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 차이밍량의 ‘너의 얼굴’(2018), 왕빙의 ‘미세스 팡’(2017) 같은 작품들과 닮은 지점이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Q. 그간 찍었던 단편을 모아 하나의 장편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는.

A. 처음부터 이런 기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단편을 계속 찍고 있었는데 장건재 감독님이 영화를 다 합쳐보는 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하셨다. 닮은 구석이 있고, 모았을 때 모호한 것들이 명확해지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면서. 그런데 졸업 준비 때문에 흐지부지됐다. 그러다 작년 2월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이 계기가 됐다. 뭔가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에 작업실에 자리를 잡았다. 배치를 고민하며 영화의 소제목을 다시 썼고 세부 편집도 바꾸었다. 처음엔 ‘가족에 대하여’나 ‘엄마의 노래’ 같은 제목을 고려했는데, 의미가 가족에 한정되는 게 좋지는 않더라. 영화는 서사로 묶이는 것보다 더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모호한 부분이 있는 제목을 생각하게 됐다. 엄마가 실제로 부르는 ‘안개’라는 곡에 나오는 가사를 일부 바꾼 거다.

Q. 배치를 고민하고 영화를 새롭게 매만지는 과정에선 어떤 것을 염두에 뒀나.

A. 일단 촬영된 순서를 섞었다. 원래는 2부를 가장 먼저 찍었고 그다음이 1부, 마지막이 3부거든. 사실 처음엔 찍은 순서대로 배치하고 싶었다. 그게 내 삶의 시간과 맞닿아있는 거니까. 그런데 교수님께서 그걸 한번 섞어보면 어떻겠느냐, 영화로서 화학작용이 일어날 것 같다고 하시더라. 실제 내 어머니가 등장하는 1, 3부와 달리 2부에서는 노윤정 배우님이 어머니 역할을 맡아주셨기 때문에, 그렇게 하면 어머니의 얼굴이 바뀌는 순간이 두 번 생긴다. 관객들로서는 익숙함이나 반가움도 있을 테고, 전체적으로 영화의 순환되는 지점과 부합하는 면도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그러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Q. 각각의 차이가 있지만 3편 모두 기본적으로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영화다.

A. 나와 가장 밀접하기 때문에 가족을 찍는 것 같다. 맨 처음에는 가족이 겪은 일을 토대로 공포, 스릴러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그걸 왜 찍어야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더라. 그 당시만 해도 ‘진짜’ 감별사 수준으로 진짜에 대해 고민했거든. (웃음) 자연스레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족의 사소한 일로 눈을 돌리게 됐다.

Q. 어머니가 본인 역으로 등장해 연기하신다. 어머니가 살아가는 모습과 그 존재를 담는 게 영화의 중심이 되는데.

A. 페드로 코스타의 ‘행진하는 청춘’이나 ‘반다의 방’에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 ‘잠 못 드는 밤’도 그렇고. 그 영화들에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제작 방식에 대한 믿음이 생겼고, 어머니와 같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 전에도 어머니에 대한 영화를 찍었지만 내가 엄마를 잘못 그리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고민이 남아있었다. 3부에 이르러서는 엄마라는 인물 자체를 담고 싶어서 얼굴에 집중하게 됐다. 찍는 과정은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던 것 같다. 친한 사람들끼리 소풍 가는 마음으로 촬영했다. 3부에 나오는 분은 외삼촌이고, 숙취가 남아있는 엄마의 모습을 그대로 찍기도 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시고는 본인이 봐도 자연스럽게 잘했다고 하시더라. (웃음)

Q. 4:3 화면비로, 대부분 카메라를 고정한 상태에서 촬영했다.

A. 4:3은 나에게 익숙한 비율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4:3 비율의 컴퓨터 모니터를 썼다. (웃음) 그리고 좀 더 사진처럼 느껴지는 면도 있고, 무책임한 말일 수도 있지만 4:3으로 두 사람을 담을 때 느껴지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때 인물들 간에, 그리고 인물들과 카메라 간에 생기는 친밀한 거리감이 좋더라. 카메라를 픽스하는 이유도, 아직은 움직일 필요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Q. 빈 종이에 무언가 쓰려는 장면이 반복된다. 2부에선 시 이야기도 나오는데, 혹시 시를 썼나?

A. 2부 ‘태평 산부인과’는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에 먼저 시로 쓴 거다. ‘내가 태어날 때 엄마는 나보다 더 많이 울었다더라. 그날 아빠가 우리의 소리를 들었을까?’ 이런 구절이 있었고, 실제로 동민 역할의 정웅 배우님이 시를 낭송하는 장면도 있었다. 장편화하면서 덜어냈지만. 요즘엔 시 안 쓴다. (웃음)

Q. 영화의 맨 마지막에 서툴게 찍은 캠코더 화면이 삽입돼 있다.

A. 작년에 졸업작품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그 캠코더가 생각났다. 그 안에 뭐가 들었나 궁금해서 프린트해보니 아빠가 촬영한 영상이 있더라. ‘군산행’에 사진으로 나오는, 엄마가 실제로 항암치료를 받으셨을 때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본능적으로 그 영상이 영화에 필요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일종의 가족사진이다. 사소한 우리의 시간을 증명하는.

Q. 가족에 대한 영화는 계속되는 건가.

A. 나도 내가 뭘 찍을지 모르겠다. (웃음) 공포 영화를 찍고 싶은 마음은 있다. 어릴 때 귀신을 아주 무서워했고, 엄마랑 동생이 실제로 귀신을 많이 보기도 했거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지금 사는 세계, 그리고 내 삶과 연결되는 영화를 만들지 않을까.

By Son Si-nae (May 30, 2020)

http://reversemedia.co.kr/article/366